'분류 전체보기'에 해당되는 글 170건

  1. 2011.02.09
  2. 2011.02.03 아래에
  3. 2011.01.29 in_visible
  4. 2011.01.22 캐비넷
  5. 2010.12.18 .
  6. 2010.12.18
  7. 2010.12.18 무너져 내리는 것을 바라보는 악취미
  8. 2010.12.17 테트리스
  9. 2010.12.15 책을 많이 읽지 않은 사람은 뜯어먹듯이 글을 쓴다
  10. 2010.12.09 의자들

2011. 2. 9. 12:32 from 카테고리 없음
손을 잡는 순간에 서늘한 전기가 통하는 것처럼 행복했지만, 그 전기가 타고 올라 심장 왼쪽을 찌르는 것처럼 아팠다. 누군가의 손을 잡는다는 것이 이렇게 충만한 감정을 주었던 적도 처음이지만, 그로 인한 고통이나 괴로움이 이만큼 컸던 것도 처음이라서, 어느 순간에는 버티지 못하고 튕겨나가 버릴까 두려워 지기도 했다. 단순히 병행하는 양가감정의 상태가 아니라, 나의 행복이 고통에서 오고 있고, 반대로 고통은 행복에서 시작되고 있다는 것과 그 점을 스스로 잘 알고 있다는 것이 더 문제였다. 어제의 경우 그 감정이 벅찬 생의 순간들에 대한 경탄이 될 수 있었지만, 어느 날 도저히 벗어 날 수 없는 굴레가 되어 얼굴을 감추고 내게 말을 걸어온다면. 힘껏 기쁘고 힘껏 슬프고 싶은 것인데, 기쁠 수 도 슬플 수 도 없다면. 어느 날, 그녀의 손을 잡는 짜릿함이 나를 찌르는 참을 수 없는 바늘같은 무기가 되어, 뒷문 없는 어두운 방의 구석으로 나를 몰아 세운다면. 그리고 그게 별것 없는 인생이라고 내게 귓속말을 한다면. 그때 나는 당신의 손을 놓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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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에

2011. 2. 3. 23:02 from 카테고리 없음
참을수 없이 흐느껴 울던 것 아래에는 정확히 말할수 없는 이상한 기분이 남아 있었다. 참을 수 없던 것이 울음이었는지 웃음이었는지 알 수 없어 지기도 했지만 변함없는 사실은 무언가 참을 수 없는 것이 목에라도 걸린듯 분명히 남아있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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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_visible

2011. 1. 29. 12:59 from 카테고리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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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비넷

2011. 1. 22. 12:49 from 카테고리 없음
무대 하수 쪽에,
무대 안쪽을 바라보게 옆으로 붙여 세워진 캐비넷 3 개.
그 안쪽에 놓여진 반쪽짜리 평행봉.

평행봉을 따라 무대 가운데 쪽으로 몸과 손을 움직여 가면,
소리들이 바뀌고,
캐비넷의 문을 여는 것은 일종의 스위치가 된다.

안쪽의 상황은 캠에 비추어져 무대의 상수 쪽에 영사되고,
때로는 혼자, 때로는 둘, 때로는 같이, 때로는 다르게, 거기에 숨쉬듯 인터렉션하는 추상적 영상이 오버랩.

균형에 대한 이야기인 이 퍼포먼스가 진행되는 중간에,
노래를 하는 사람이 캐비넷 중 하나로 숨어 들어가고,
첫 번째 퍼포먼스가 끝나갈때 쯤, 소리로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무대 상수쪽으로 모습을 드러내,
이미 어지럽게 놓여있는 의자나, 상자, 어쨌든 쌓을 수 있는 것들의 중간에서,
올라갈 수 있는 계단을 만들며 노래하고,
그곳으로 올라가다 떨어져 내리기를 반복한다.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더 깊은 무대에서 한 남자가 바닥에 동테이프를 붙이기 시작한다.
동테이프의 동선 진행에 필요하다면, 남자는 때로 객석쪽 무대로 나오기도 하는데,
진행되고 있는 일들은 상관 없다는 듯이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해나간다.

쌓다가 무너져 내리기를 반복하는 여자가 가장 높이 올라갔을 때,
캐비넷 뒤쪽, 좀 더 깊은 무대에서 또다른 사람이 음악을 만들어 내기 시작하는데,
이것은 첫 번째와 두 번째 작업을 아울러, 공연이 끝날 때까지 끝나지 않는 음악으로,
네 사람을 공명하게 하는 대기와도 같은, 감정들이 들고 날 수 있는 일종의 유연한 층을 만든다.

그리고 투사되는 이 사람의 영상이,
노래하는 사람의 실제와 만나는 장면.
더해서 영사막 뒤에 테이프를 붙이는 사람의 모습도 보일 수 있고.

바닥에 동테이프 작업이 모두 끝났을 때,
테이프를 붙이던 그 남자는 혼자 나와 엉성하고 고독하지만,
애처로워 다가가고 싶은 춤을 만들어 내며 추기 시작하고,

바라보기만 하던 나머지 세 명의 협업자들도 각자 자신들의 직업으로, 혹은 그 남자의 동테이프 위에서,
내키는대로 그 춤을 나누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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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2. 18. 23:00 from 카테고리 없음
"언어가 닿지 않는 그 이상의 영역, 그러나 그 곳으로 다가가는 시도를 멈추지 않는 작가의 솔직한 제스처"

"하나의 이미지는 수 없이 많은 경우의 수를 내포할 수 있지만, 몇 개의 이미지가 겹치게 된다면 그 안에서 우리는 이미지 사이의 유사성을 통해 의미의 교집합을 유추할 수 있고, 그 이미지들이 지향하는 의미를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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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2. 18. 22:00 from 카테고리 없음
사람들은 자기 안에 가지고 있는 우주의 경이로움과 같은 크기의 늪구덩이를 함께 가지고 있으며, 그것들이 통제할 수 없는 때에 무차별적으로 뒤섞이는 순간, 모든 것을 아무것도 아니게 만드는 공허와 무의미가 블랙홀처럼 생겨난다는 것을, 이제야 나를 보니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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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져 내리는 것들을 보며 아련하다고 생각하는 악취미.
내 눈에 담긴 늙은이의 교활함이 역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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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트리스

2010. 12. 17. 11:54 from 카테고리 없음
내가 어떤 모양의 조각으로 변하더라도,
절대 맞추어 질 수 없는 퍼즐 게임속에,
단 두 조각만이 존재하는 퍼즐 게임속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 들었다.
마치 정말 내가 퍼즐의 조각인 듯, 이리저리 기이하게 뒤척이다 잠들었지만,
포기해야 하는 게임이라는 것을 순순히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동시에,
그 이유가 이상하게 억울하고 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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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어떤 장소에 대한 이미지로서, 그것이 개인적인 역사의 부분이었는지, 그저 순간의 이미지였는지는 잘 모르겠다.

우선 무덤가에처럼 잔디들이 자라있고, 폐허 속의 질서 없는 탑처럼 뭔가 세워져 있는데, 공사장에서 시멘트에 섞기 전에 모래 속 제법 큰 돌들을 거를 때 쓰는 철망 같은 것들이 상단의 네 면을 가리우고 있다. 아이들이 방심하며 놀던, 누군가 버려두고 간 차가 전소해 버린 잔해가 속해있는 풍경처럼, 비를 맞고 말랐다가 다시 비를 맞고 마르기를 반복한 쉽게 바스러지는 값싼 나무 판자들과 거기에서 떨어져 나왔지만 더이상 단순히 무엇의 부분이었다고 말 할 수 없는 상태를 가지게 된 널부러진 조각들. 비가 왔던 것은 판자들이 덜 마른 흙 속에 부분 박혀있었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혼란스러움이 시작됐지만, 그곳에서 나는 냄새를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먼지 냄새 비슷한 장소의 고독 같은 것. 절 터인가 싶었지만 굳이 더 알고 싶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 부자연스러운 기억의 냄새가(혹은 냄새의 기억이) 자연스럽다고도 느껴진 것은, 하루가 마치 불 켜진 부둣가의 횟집들을 파노라마 사진으로 찍어 놓은 것처럼, 비뚤지만 둥그런 모양으로 돌아갔기 때문에, 그리고 어떤 의미로, 걸친 것을 모두 벗고 잠자리에 드는 것은 오늘이 마지막일 것이기 때문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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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들

2010. 12. 9. 23:10 from 카테고리 없음
어딘가 카페에 놓여있던 쇠와 나무로 만들어지고 쇠부분은 아이보리색 정도로 칠해져 있는 군더더기 없는 모양새의 의자들은,
그러니까 밤과 대면하는 것이 두려워서 어둠이 찾아오기 전에 미리 잠드는 습관을 만들었던 사람들 너머에 있는,
그러니까 이른 시간에 푹 잠들어 어둠을 보내버리는 방법으로는 더이상 안정을 가질 수 없게 되어버린,
결국 밤과, 밤에 필요한 잠의 포근함 두 가지 모두를 잊고 모든 순간을 낮이라고 믿기 시작한,
새로운 방법을 시도하는 눈 감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그래서 그곳의 날씨는 언제나 비슷하다.
아이보리색 황혼, 불면의 대기,
불면에 의한 손떨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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