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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3.12 귀농
  2. 2018.03.11 0311
  3. 2018.03.10 꿈 0310
  4. 2018.03.10 프로그래밍 일하기
  5. 2018.03.10 고통의 향방
  6. 2018.03.10 시야
  7. 2018.03.08 자기증명
  8. 2018.01.06 빛이 그렇게 잘 자라는 풍경
  9. 2016.12.24
  10. 2016.12.03 일일일

귀농

2018. 3. 12. 23:33 from 카테고리 없음
건강을 회복할 수 있게 된다면 시골로 돌아가 개를 기르며 살고 싶다. 그리고 누구도 헐뜯지 않을 수 있는 법을 배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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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1

2018. 3. 11. 22:16 from 카테고리 없음

이미 늦었는지도 모르겠지만 생각해본다.

어떻게 하면 성장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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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0310

2018. 3. 10. 11:46 from 카테고리 없음

학생이었던 것 같다. 엠티를 갔는데 함께 술을 마시는 넓은 방이 있고, 잠은 도미토리룸 처럼 한 방에 침대 3개가 있는 곳에서 따로 잘 수 있었다. 큰 방에서 다른 사람들과 술을 마시며 담배를 피우며 놀다가 밤을 새우고 아침이 되어서 큰 방 중 한 곳에 베개를 베고 누우려다가 편히 잘 수 없을 것 같아서 내 방으로 돌아 왔더니, 내가 쓰던 침대에 다른 여자애가 옆으로 누워서 헤드폰을 쓰고 있었다. 그래서 아무말 없이 가장 문에서 먼 쪽의 침대(아마도 내 침대에 누워있던 여자애가 썼던것 같은)에 누워 잠을 자려고 하는데 내 침대 옆쪽에 컵라면을 끊여 먹을 수 있는 화로? + 냄비가 있어서 자꾸 사람들이 들락거렸다

그래서 그랬는지 다시 큰 방쪽으로 와서 큰방 문 앞에 창문이 보이는 통로에 놓인 2인용 벤치 같은데 앉아서 지난밤 같이 술을 마신 사람들 중 한 명인 여자애와 얘기를 나눴다. “꿈에선 내가 담배를 세 가치는 피운 것 같은데, 실제로도 지난 밤 내가 담배를 피웠니?” 여자애는 입에 불 붙이지 않은 담배를 물고 있었지만 내 물음에 답을 하지는 않았다. 그 여자애는 키가 큰 편이고 몸매가 좋았는데 나는 조금 호감이 있었으나 그것만으로 연인관계가 될 정도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런 생각에 대해서도 주절주절 얘기했던 듯 하다.

그리고 다시 침대가 있던 방으로 돌아오니 또 다른 여자애(고등학생인듯)가 컵라면의 투명한 플라스틱 뚜껑을 내 침대위에 던져둔 채 라면을 끓이고 있었는데 더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아 이걸 어쩌나 하고 있었더니 라면 국물을 부어 놓은 듯 하던 냄비가 넘쳐 바닥을 적시기 시작했고, 이내 방 전체를 물바다로 만들었다. 이에 대해 어떤 선생이 몇몇 학생들의 책임을 묻는 소리가 들렸으나 조금 후 내가 밖으로 나왔는지, 장소가 바뀌었는지 나는 물이 찬 갯벌같은 넓은 야외에 서 있었다. 질척이는 바닥 때문에 내가 신고 있던 등산화가 벗겨졌고 한 짝(오른쪽)은 어찌어찌 찾아 다시 신었는데 다른 한 짝은 물살에 휩쓸려 내려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그 때 내게는 문득 신발의 위치를 표시해주는 GPS장비 같은 것이 있어서 그것이 가리키는 곳으로 신발을 찾으러 걸어 (남쪽으로) 갔다.

마을의 입구 같은 곳을 들어서 더 내려가다가 오른쪽을 보니 넓은 잔디밭 같기도 하고 공원 같기도 한 곳이 있어서 그 주변을 찾아 보았지만 신발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갑자기 당연히 내 발에 있어야 할 내 신발이 없어진 것에, 그리고 그것을 찾아 헤매고 있는 상황에, 또 내 방에 국물을 넘치도록 만든 놈들이었는지 그 이후에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고 들어온 또다른 남자애들 셋 중 하나 때문이었는지 짜증이 나서 큰 소리고 ‘씨발’하고 외쳤더니, 어딘가 스피커에서 ‘그러시면 안됩니다’와 비슷한 내용의 웅얼거림 같기도 한 목소리가 들렸다. 좀 작은 목소리고 ‘네 알겠습니다’ 하고는 더 둘러보던 찰나, 맞은편에서 (아마도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어린 애들 10 여명이 나오는게 보였고 왠지 나를 따라와 나가라고 하는 것만 같아서 뒤돌아 그 공원 같은 곳을 벗어났다. 어쩌면 좀 좋은 학교 운동장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다시 GPS장치(같은것)를 확인하니 신발이 있는 곳은 더 아래쪽이었고 그것을 따라 가보니 한강을 건너는 다리들처럼 강을 건너는 다리가 나왔는데 아마도 한강보다 폭이 넓지는 않을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했다. 다리는 두 개로, 왼쪽으로 가면 사람들만 건너는 다리가 나왔고 오른쪽으로는 차들만 건너는 좀 더 넓은 것이 있었다. 그 중 왼쪽 다리로 연결되는 건널목을 건너서 GPS를 확인하며 좀 걷다보니 중간에 강물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연결점 같은 곳이 있었고 내 왼쪽 신발은 거기에 있는 것으로 보였다. 그곳 앞에는 약간의 공간이 있었는 사람들이 수영장처럼, 목욕탕 처럼 사용하는가 보다 했다. 신발이 물살에 휩쓸려 여기까지 왔나 보다. 그래서 인공적으로 만든 우물처럼 생긴 그 풀장(?) 입구를 통해 보니, 물이 그리 깊어 보이진 않았고 또 나름 맑아서 바닥까지 비춰 보였다. 내 신발 비슷한 것이 있는 듯 해서 물에 들어가 찾기로 마음 먹고, 공간 한 쪽에 옷을 벗어 두며 맞은편 앉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아마도 나는 신발을 찾으러 왔다 뭐 이런 정도 였던 듯.

아래는 겨울에 입는 레깅스 같은 내복만 입고 위는 회색 반팔 티만 입은 채로 들어가려는데 그 공간과 연결된, 좀 더 강의 중심부쪽에 있던 근처 공간에서 아빠가 나를 알아보고 걸어 오셨다. 적갈색(지틈이가 올 겨울 자주 입었던 잠바와 비슷한) 잠바를 입고 여기 왜 왔냐고, 신발 찾으러 왔다고, 그럼 잘 찾으라고 평소처럼 나를 위해 주셨다. 그 후 물속에 몸을 살짝 담그니 물이 그리 차진 않았다. 다행이라고 생각했지만 평소 숨쉬기가 불편한 나로서 숨 참고 다음 번 숨을 쉴 수 있는 곳까지 갈 수 있을까, 물속에서 체온이 떨어져 심장에 무리가 가진 않을까 걱정을 잠시 하다가, 숨을 들이마시고 잠수를 해서 본 격적인 풀장이 시작되는 곳까지 이어진 통로같은 공간을 지났다. 3~4미터 쯤. 물 밖에 얼굴을 내밀고 살펴보니 일종의 물탱크 같은 4m(w)x3m(h)x3m(d) 정도 크기의 직육면체 공간에 물이 4/5정도 차 있고, 불이 꺼져 어두었으며 네 벽면의 물 밖으로 드러난 부분에는 손으로 잡고 쉴 수 있도록 수영장에서 볼법한 은색 금속 바가 붙어 있었다. 그것을 잡고 잠시 쉬면서 다시 잠수 할 수 있을까, 너무 어두운데, 물이 더럽진 않을까, 그냥 다시 올라갈까 고민했다. 물안경이 없었기 때문에 물 속에서 눈을 뜰 수 없을 거라 생각했고 따라서 신발을 찾으려면 더듬어 찾는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곤 에라 모르겠다의 심정으로 다시 물속에서 신발을 찾고 있었는데 어느 새 불이 켜져 밝아 졌고, 물이 모두 빠져 바닥에 놓인 신발들(다섯 개 정도 있었는데 등산화도 있었고 암벽화도 있었다)을 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됐다.

관리인으로 보이는 어떤 외국인이 들어와서 그렇게 한 듯 보였는데 어느 새 내 신발처럼 보이는 등산화를 들고는 이게 네것이냐고 영어로 물었고, 처음엔 내 것으로 보였으나 디테일한 부분에서 내것은 형광 연두색인 부분이 그 신발에서는 파란 색이어서 아니라고 했다가, 그 외국인이 신발 속으로 손을 넣어 자리를 잡으니 다시 형광연두색으로 보여 내 것이 맞는 것 같다고 했다(버벅이는 영어로 말했다). 그런데 신발 밑창이 많이 닳아 있었고 신발을 발 폭 방향으로 접으니 너무 잘 접혀서 내 것이 아닌것 같기도했다. 아무튼 그 신발을 내 것으로 하고 그 물탱크 같은 곳에서 나오는데 (그냥 문을 열고 나오는 것으로 바뀌어 있었다.) 다른 친구와 함께 들어오는 지틈이를 보았고 지틈이가 지금 쓸 수 있냐고 물어서 지금은 물이 다 빠졌다, 어떨지 모르겠다고 했더니, 그 외국인 관리자가 60분인가 16분인가 60 초인가를 기다려야 한다고 했고, 나는 그게 좀 긴 시간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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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래밍으로 일하기가 생활비를 버는 중요한 수단이고,

또 그것을 진행하는 과정 역시 즐겁고 보람된 것이었으나,

최근 들어서 그런 일을 하는라 쓰는 시간 때문에

뭔가 더 재미있고, 또 예술가로서 인정받을 만한 일을 할 시간이 부족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아니 그냥 이것 역시 소모적이고, 쉽게 돈을 버는 일은 아니며,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별로 안하고 싶어졌다는 뜻이다.

솔직히 '예술가로서 인정받을 만한' 일에 집중하는 것에는 좀 부정적이다.

대체 그게 뭔가. 예술가, 예술, 인정 이런게 다 뭐냐.

좀 더 빛나는 사고를 하고 싶다. 날카롭게 찌르는 일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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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의 향방

2018. 3. 10. 00:39 from 카테고리 없음

나의 고통은 어떻게 끝을 맺게 될까.

숨을 깊게 들이마셔도 모자란 듯 하고, 그래서 깊이 들이마실 때마다 오른쪽 날개뼈 근처가 쑤시듯 아프다.

오른쪽 가슴에서 조금 가운데 쪽도 역시 찌르는 듯한 고통이 있다.

사실 몸의 여기저기가 알 수 없게 아프다.

척추로 통하는 뭔가의 통로가 답답하게 막힌 듯 하고,

몸 안쪽 어딘가가 불편해서 이리저리 움직움직 한다.

또한 숨이 부족해서 가끔씩 하품을 길게 하는 것처럼 숨을 계속 들이마시려는 자세로 몇 초씩 멈춰 있게 되기도 한다.

상처가 아물듯 회복되는 몸을 경험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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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야

2018. 3. 10. 00:34 from 카테고리 없음

정말로 아마도 세상은 내가 볼 수 있는 만큼만 보이는 것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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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증명

2018. 3. 8. 09:42 from 카테고리 없음

예술가로서 자기 증명을 해야 할 때마다 부끄럽고 짜증나고 뱃속이 뒤틀린다.

두 가지 이유인데,

왜 내가 당연히 나인 나를 증명해야 하는가라는 생각 때문이고,

그 알량한 증명 조차 손쉽고 수월하게 할 수 없는 처지인건가 하는 기분 때문이다.

이 두개는 모순인 것이 세 번째 이유가 된다.

좀 엿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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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는 너른 들판을 황금빛으로 쉽게 물들이는 씨앗을 가지고 있었다. 사람들은 그 종자를 '빛이 그렇게 잘 자라는' 이라는 뜻을 가진 아이오어로 이름 붙였다. 아버지는 할아버지의 그 유산을 이용해서 나름대로 부지런히 일 했으나 가족 모두가 풍족하게 지내기에는 모자랐다.


나는 번잡한 도시에서 일종의 학교를 다니고 있었는데 어느 날 시선을 끄는 한 여자를 봤다. 그렇게 마음에 들지는 않았는데 자주 마주치게 되고 계속해서 내 주변을 배회하는 것을 알게 되고 나니 오히려 이것이 마음이 끌리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녀의 이름은 A 였는데 키가 큰 편이었다.


번잡한 이 도시에는 나쁜 짓을 해서라도 이익을 얻어야 하는, 한 마디로 소규모의 갱들이 여럿 판을 쳤는데 학교와 학생들은 그들의 괴롭힘으로부터 어느정도는 벗어나 있었으나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이야기일 뿐, 나는 괴로울대로 괴로웠다. 예를 들면 '학생은 아직 학생이므로 왠만하면 죽이지 않는다' 정도의 그들 스스로 마음먹은 내부 규율이 있는 정도랄까. 죽게 하지 않는 선에서 괴롭힐 수 있다는 얘기였다.



어느 날은 학교 안으로 갱 집단 '456'의 누군가 찾아와 지난 번 자신의 조직에 피해를 입힌 사람에 대해 물으며 돌아 다녔는데, 그가 혹시 우리 학교의 철퇴(무술?) 선생은 아닌지 하는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나는 그게 정확히 그 선생님이었는지 아닌지 확신 할 수 없었지만 갱스터 '456'은 어쨌든 피해를 봤고 그 상황을 일으킨 누군가를 지목해서 제거하는, 갱 조직의 일반적인 자체 피해보상(혹은 보전) 루틴을 시행하고 있는 중이었던 것이다.


우리가 막 학교 바깥의 '47958' 문(아치형의 석조 건축)을 지나기 전에 뒷쪽에서 밴에 가득 찬 갱들이 웅성거리며 따라 붙는 것이 백미러를 통해 보였다. 조금 전에 그저 차 밖으로 지나는 A와 눈을 마주쳤을 뿐인데. 젠장, 역시 A가 갱들의 끄나풀이었다! 우리는 차에서 내려 갱들이 교통 체증으로 내리지도 차를 달리지도 못하고 버벅이는 사이 달려 도망치기 시작했다. 오른편 뒤쪽의 시장통으로 달려들어 이럴때를 대비해 학교에서 마련해 둔 탈출로가 있는 옷가게 '23111'을 달리며 찾았다. 정사각형 모양의 가게 안 오른편 안쪽 탈의실 위쪽으로 조그만 창문이 있었고 학생들은 대부분 그곳까지 마치 클라이밍 하듯 기어올라가는 방법을 숙지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탈출하는 yj89와 눈을 맞추며 나는 잠시 창문의 오른편에 남아 있었는데 순간 갱들이 우리의 흔적을 따라 잡지 못했고 이곳 옷가게 '23111'까지도 도달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때문인지 그 순간에 마음의 여유가 찾아 들었고, 잠시 벽에 매달린 채 고개를 돌려보니 열린 문이 보여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문을 닫고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이곳이 우리 집 같았고 또 어머니의 가게인 것 같았다. 잠시 후 저녁에 돌아올 어머니를 위해서 통유리 문을 닫고, 높여진 라디오 볼륨을 적절히 낮추고 탈출구를 통해 빠져나왔다.


탈출구는 학교 외벽 바로 앞의, 학교 안으로 들어가려면 건너야 하는 벽돌로 만들어진 다리 근처로 이어져 있었는데 나오자마자 마주친 yj89의 표정을 보니 옷가게 안에서 부렸던 여유가 미안해졌다. 말로 하진 않았지만 나를 걱정했고 그 때문에 슬프게 어두워져 있던 표정. 나도 말로 하진 않았고 또 할수도 없을 만큼 순간 마음이 무거워졌다.


아무튼 앞서 탈출한 학생들은 학교 다리를 지키고 있는 두 명의 갱들 때문에 학교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있었는데 그들이 어디에 속한 갱들인지 알 수 없었다. 따라서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태도가 그들의 이익과 부합하는지 알 수 없었으므로 이도저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그 때 다른쪽에서 갱 집단 '987'의 행동대장, 혹은 중간 보스 정도 되는 (보통 갱 집단은 15명 내외로 보인다) 'T'(배가 나오지 않은 중년, 검은 머리가 중간중간 희끗희끗하다)가 느긋하게 다가와서는 철퇴 선생이 지난 번 집단 '456'에게 피해를 준 사람이 맞느냐고 물었다. 나는 잘 모른다고 대답하고 우리를 학교로 들어가게 해 주면 확인해 주겠다는 말로 일종의 협상을 진행했다. 그는 다리 쪽으로 눈을 돌려 칼(식도)을 들고 다리를 건너려는 학생을 위협하는 한 명과 그 옆에 엉거주춤 서 있는 다른 한 명을 보더니 두 명 정도는 어떻게 될것 같다고 하면서 그들 앞으로 나섰다. 그러나 다리 위의 두 명은 소속이 불분명하거나 갱이 된지 얼마 안 된 듯, T가 누군지 알아보지 못했다. 아마 속으로는 자신들의 임무를 그저 계속 해야 하는지, 알 수 없는 위계에 굴복하는 척 물러나야 하는지 망설이고 있었을 것이다. 그 사이 학생들 중 한 명이 다리의 오른쪽 아치를 통해 학교 안으로 들어갔고 갱들이 당황하는 틈을 타 나도 아치 앞으로 다가가 뒤따라오는 yj89에게 어서 오라고 손짓했다. 잠시동안 그녀는 아치 위로 어떻게 올라서야 하는지 몰라 당황하는 듯 했고, 그 뒤로 따라붙는 갱들을 보며 나는 마음이 조급해 졌다. 그렇지만 어찌할 바를 몰라 소리치지도 못하고 왼 팔을 펴 이쪽으로 오라고 손짓하며 오른 무릎을 들었다 올리며 아치위로 오르는 흉내를 냈다. 망설이던 yj89가 아치 위로 올라 높은 곳으로 기어 오르기 시작했고 나도 곧바로 따라 올라 아치 꼭대기의, 마치 스키경기의 출발지점처럼 보이는 좁은 틈을 통과해 들어갔다. 이 곳엔 문은 없었지만 아마 갱들이 올라서려고 한다면 주변의 학생들이 그들을 밀어 떨어뜨릴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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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2. 24. 01:20 from 카테고리 없음
할 말들은 떠올랐다 분명 금방 사라질 것이다. 너무 놓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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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일

2016. 12. 3. 02:00 from 카테고리 없음
코딩은 재미있다. 그러나 예전에 회사를 잠깐이나마 다녔을 때를 비롯하여 일로서 그것을 마주하게 되면 조금 달라지는 부분이 있다. 지난 몇 달 간 Meteor 프레임워크를 이용하여 연극 예약사이트를 만들었는데 현재 마무리 단계로 제대로 구현되지 않은 부분이나 사용자 입장에서 사용에 위화감을 줄 것 같은 요소들, 혹은 기본적인 외부 데이터 접근 제한 등의 것들을 처리하고 있다. 이런 일들을 삭선으로 지워가며 보완해 나가는 것이 나름 성취감을 주는 것은 사실이나 이게 프로그래밍 자체의 재미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다. 또 그런걸 반복하다보면 지겨워지기도 하고.
이것이 코딩을 직업으로 삼아 돈을 벌 수 있는지 아닌지의 경계인가 하는 생각이 들고, 그러므로 어차피 그 괴로움을 감수하고 돈을 벌 생각을 하는게 아니라면 적극적으로 지겨울 만한 일들은 배제하며 하고싶은 것을 하는 것이 어떤가 싶기도 하다. 말하자면 더 '직업'이 아닌 '작업'적 코딩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것은 좋은데, 그리고 이왕 만들거면 최대한 흐트러짐 없고 단단한 것을 추구하고 싶은데 이런 지향은 앞서 말한 코딩이 지겨울 수 있는 지점들과 닿아 있다. 이런 전제 조건들을 통해 상대적이나마 이상적인 것을 찾아보자면 완성도 있는, 극단적으로 하고싶은 것을 지향하는 코딩을 통한 결과물을 제작하여 그것을 팔아먹는 것인듯 싶다.
그러나 직업적인 마인드로 접근하는 일들이 주는 좋은 점은, '뭐든지 하나만 계속해서 하는 사람이 되고싶다' 라는 나름 뿌리깊은 소망같은 것을 실천하는데에 적합해 보인다는 것이다. 몇 시간, 혹은 며칠 그 '지겨운' 일들을 잘 해내고 나면,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계속해서 그것만 하는 것도 크게 불가능해 보이지는 않는 것이다.
근데 다시 생각해보면 지겨운 일을 성실히 하는 것이 과연 내가 평생 할 수 있는 종류의 일일까 하는 생각도 들고, 이제는 세상 어디의 누구도 그런 종류의 사람을 원하지 않는 것은 아닐까 하는 역설적인 생각도 든다.
계속 바뀌는 마음에 대해 주절주절 하는 것이 결국에는 스스로 그냥 바보같지만, 내게 있어 코딩이 예전보다는 특별하지 않은, 다른 사람에게도 더하거나 더는 꾸밈없이 소소하게 말할 수 있는 좀 더 손에 붙은 능력이 되었다는 점을 확인하게 된 것을 주절댄 노고에 대한 보상으로 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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